사회에 관한 이야기2008. 10.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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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오늘 아침에 써놓고 임시저장만 했다가 다시 꺼내보고
또 다시 임시저장을 하고 몇번을 망설이다가 발행합니다

34년전 제가 초등학교 5학년때의 일입니다
저의 담임교사는 축구부 감독을 겸직하는 혈기왕성하고 바쁜 교사였습니다
지금도 그럴지 모르지만, 그 당시 운동부 감독을 하는 교사들은 손보다 주먹이 앞서는 경우가 많았었죠
또한 그들은 학생들의 특기생 진학의 권한을 잡고 있기에
촌지도 상당히 많이 받는다는 소문이 돌고 했었죠

어느날
저는 저의반 친구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감정이 격해지자 둘은 서로 몇일전 유인촌이 하던 욕을 하게 되었고
옆을 지나던 담임교사가 그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담임교사는 욕을 했다면서 둘을 불러세워서는 다툼의 이유를 묻더니
저의 친구를 종아리 3대를 때리고 자리로 돌려 보냈습니다
저의 생각으론 저 역시 그러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담임교사는 저의 종아리를 33대를 때렸습니다
저의 종아리와 허벅지는 살이 터져서 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군대를 포함해서 제 인생에 가장 심하게 맞은 날입니다)

저는 제가 그렇게까지 심하게 맞은 이유를 지금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저와 다툼을 했던 상대방은 잘 사는 집안 사람이라서
어머니가 학교에 자주 찾아왔었고
저는 가난한 집안이라서 저의 어머니께선 일년에 딱 한번 찾아 오셨었죠

그런 환경적인 문제를 떠나서 어쨋든 저는 담임교사에게
종아리와 허벅지를 33대를 맞아서 걷지도 못한 상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저는 그 교사의 얼굴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교사의 목소리까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다니던 어느날
그 교사가 재직하는 학교를 알아냈었죠
그때 초등학교 5학년에게 무슨 이유로 그렇게 때렸는지 꼭 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교사를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제대하고 또 다시 그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를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교사를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46살이 된 지금도 그 교사의 얼굴과 목소리를 또렷하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교사가 초등학교 5학년인 저에게 살이 터지도록 때린 이유를 꼭 묻고 싶습니다

제가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서는 아닐겁니다
중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을 지금도 가끔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교사에 대해서만은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증오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담임교사에게 엉덩이를 얻어맞은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 사진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라는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조카가 맞은 사진이라면서
'담임교사가 수업시간에 도형 하나 색칠 잘못했다고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 엉덩이를 27대나 때렸다"면서
"어린애가 잘못했다고 빌고 애원하는데도 끌어다가 때렸다고 하더라' 는 저간의 내용까지
상세히 뉴스에 올라와 있네요

교사여러분
아니,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학생들이 잘못했다면  꾸짖기도 하고 체벌을 가해야 하는건 당연합니다
그렇게 꾸짖고 매을 들어서 좋은길로 갈 수 있게 해주는 당신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러나 당신들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을 지어서 당신들이 행한 심한 폭력에
폭행당사자는 평생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걸 아시나요?
당신들은 당신들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때릴곳도 없는 학생들에게 폭행을 하고도
금방 잊어버리고 말겠지만 폭행당사자는 평생 잊지 못한다는걸 알아주세요

'사랑의 매'는 누구든 필요하다는걸 공감합니다
하지만 '사랑의 매'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 당신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무조건 때리고나서 '사랑의 매'였다고 한다고 해서 당신들의 폭력이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제가 맞았던 5학년때의 고통이 생각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눈물이 글썽거려집니다

대한민국의 선생님들 특히, 초중학교 선생님들
아직 인격도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학생들에게 폭행을 하지 말아주세요
학생들을 당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해주시고 학생들에게 사랑의 눈길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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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란커피